증평에서 생활한지 2년차에 알게된 로컬 맛집 '연기나는 굴뚝'집에서의 맛있는 식사 한끼를 공유해본다.
우리 부부가 연기나는 굴뚝 식당을 찾아간 시점은 추석연휴였다.
대부분의 식당이 추석 연휴에 문을 닫고 있던차에 장뜰시장 입구쪽에 위치한 연기나는 굴뚝이라는 식당이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바깥 유리창에 붙어있는 메뉴판을 대략적으로 살펴보고 식당안으로 들어갔다.
식당의 내부는 아담하면서도 ( 그렇다고 좁지는 않은 규모이다. ) 정겨운 느낌이 들었다.
입구쪽에 들어가자마자 작은 물고기들이 살고있는 수족관이 있었는데 깔끔하게 관리되어 있는 것을 보니, 식당 주인분께서 매우 부지런한 분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 부부는 자리를 잡고 연기나는 굴뚝 식당의 시그니쳐 메뉴로 보이는 석갈비 2인분을 시켰다.
신랑은 소주파, 나는 맥주파라서 참이슬과 카스도 각 1병씩 추가했다. ( 고기엔 술이 빠질수 없다능 )
추석연휴날의 방문, 이날 우리 말고도 테이블에 손님이 몇 분 계셨는데, 메뉴를 시키자 얼마후 맛깔스러운 반찬들이 셋팅되었다.
반찬중에는 시원해보이는 동치미도 나왔는데 맛을 보니 꿀맛이다!
시장기가 있다보니 석갈비가 나오기도 전에 다른 반찬들도 한 젓가락씩 먹어보았는데, 손맛이 아주 일품이었다.
식당 음식이지만, 마치 집밥같은 느낌이랄까?
사장님의 정성이 듬뚝 담겨있는 맛이다. 일단 간이 잘맞고, 소박하지만 맛깔스러운 느낌이 아주 좋았다.
곧이어서 메인 메뉴인 석갈비가 나왔다. 나는 고기류를 좋아하지만 자주 먹는 편은 아니다.
고기의 질이나 맛에서 많이 까다로운 부분도 있고, ( 신선도가 떨어지면 바로 알아채고 잘 먹지 않는 편이다. )
고기를 구워서 먹는 과정 (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도 번거롭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고기중에서는 익혀서 나오는 석갈비를 매우 선호하는데, 보통 석갈비는 시외 외곽쪽의 큰 식당이나 전문 식당에서 간혹 먹곤했는데, 내가 살고 있는 증평읍의 식당에서 석갈비를 먹게될줄이야~~
석갈비의 맛은 내 기준에서는 굿이었다! 가격이 더 높았다면 고기의 질도 더 높았겠지만, 가성비를 따져봤을때 충분히 만족할 만한 수준의 맛이었다. 그리고 고기 밑에 깔린 양파가 아주 살살 녹는 맛이다.
소박하지만 정성스럽게 차려진 한상. 맛깔스러운 한식 반찬들. 사장님은 분주하게 움직이면서도 챙길 것은 빠짐없이 신속하게 챙겨주신다. 고기를 먹기 좋게 썰어주시고, 곧이어서 돌솥밥이 서빙되었다.
이정도 가격에, 이정도 반찬이면 굳이 돌솥밥이 아니어도 만족할 것 같은데 손이 많이 가는 돌솥밥까지!
이거슨, 동네 시장안의 식당에서 먹는 한상이라기보다는 한정식집의 느낌이 아닌가?!
외식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씩 밖에서 밥을 먹을때 식당의 주인분께서 음식과 서비스에 진심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데 증평의 연기나는 굴뚝 사장님에게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
정성스럽고 맛깔나는 반찬들, 따뜻하고 찰진 솥밥, 잘 넘어가는 고기에 좋아하는 맥주 한잔까지.
아주 퍼펙트한 느낌이 드는 식사였다.
식당에서 솥밥이 나오면 왠지 더 대접받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진수성찬을 먹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뜨거운 물을 부어놓아서 만들어진 구수한 누룽지를 후식으로 먹으니 한끼 식사가 어찌 만족스럽지 않을수 있으랴?
나 같은 식도락가들은 밥을 먹고 또 뭔가를 먹고 싶어서 두리번 거리기가 일쑤인데, 누룽지까지 먹으니 당분간은 안먹어도 살 것 같은 기분좋은 포만감이 밀려왔다.
즐겁게 한끼 식사를 마치고, 신랑과 나는 연말에도 연기나는 굴뚝 식당에 가서 고기와 함께 한잔 하자는 약속을 했다.
탈무드를 보면 장사를 하는 사람은 항상 웃어야한다는 의미의 글이 나온다.
여기에서 '웃음'은 꼭 환하게 웃는 스마일의 얼굴이 아니더라도, 손님들을 위해서 차리는 음식에 진심과 정성을 다하는 마음이어도 충분할 것이다. 그리고 그 마음은 손님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 영업시간 : 주중 10:00~23:00
◆ 위치 : 충북 증평군 증평읍 장뜰로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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