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가을이 되면 집 주변의 길고양이들에게 사료를 챙겨주는 캣맘들은 중성화(tnr)에 대한 과제가 놓이게 된다.
길고양이들의 무분별한 번식을 방지하고, 길고양이들의 편안한 묘생을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tnr을 해주어야한다. 원래는 각 시, 군등 지자체에서 시행을 하는 tnr 사업을 신청해서 자비를 들이지 않고 tnr을 해주는 것이 정석이지만, 신청 시기를 놓치거나 돌보는 길고양이를 직접 케어하고 싶은 캣맘이라면 기꺼히 자비를 들여서라도 길고양이 tnr을 해주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나역시 그런 캣맘중의 한명이다.
어제까지만해도 태풍의 영향으로 비바람이 불고 기온이 뚝 떨어졌지만, 다행히 주말인 오늘은 날씨가 적당히 선선하면서 화창했기에 tnr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동안 여러번의 tnr을 진행해봤지만, 길고양이들을 포획해서 병원에 데려가는 일은 큰 스트레스와 긴장감을 수반한다. 평소에 안정적으로 사료를 공급받는 길고양이들은 포획을 하는 것이 어렵기도 하지만, 식탐이 많은 녀석들은 비교적 수월하게 포획틀안에 들어간다.
포획틀을 놓은지 약 한 시간 정도가 지나자 평소 식탐이 무척이나 많은 검은 암고양이가 포획되었다. 평소에 자주 가는 병원이 있었지만, 마침 선생님께서 출타중이셔서 이번에는 부랴 부랴 다른 병원을 알아보았는데 내가 거주 하고 있는 지역은 병원의 전화번호가 공유되지 않고 있어서 음성의 대소 동물 병원으로 포획한 길고양이를 데리고 이동을 했다.
이번에 처음 방문하게된 대소동물병원은 소규모의 개인 동물 병원이었다. ( 간호사가 없이 의사 선생님 1분께서 모든 진료를 도맡아하시는 병원이었다. ) 의사선생님은 경험과 연륜이 풍부해보이셨고, 친절한 성격이셨기에 첫 방문에서도 마음 편하게 길고양이의 tnr을 부탁드릴 수 있었다.
나는 예전부터 많은 반려동물들을 키워왔고, 그럴때마다 동네 주변의 작은 병원을 단골병원으로 다니곤했는데 의사선생님의 임상경험이 풍부한 곳이라면 과잉진료없이 마음 편하게 다닐 수 있는 곳이라서 작은 동물병원을 매우 신뢰 하는 편이다.
케이지안에서 가끔씩 냐옹거리던 검정색 암고양이는 병원에 들어서자 위축이 되었는지 조용해졌다. 곧 마취주사를 맞게된 고양이는 냐옹냐옹 거리기를 몇 분하더니 곧 마취가 되었고, 1시간 정도의 시간이 흐른뒤 병원에 찾아가자 tnr이 끝난 고양이는 벌써 마취에서 깨어나 있었다.
선생님은 길고양이의 생태 특성에 맞게끔 수술 부위의 봉합을 꼼꼼하게 해주셨고, 별도로 약을 먹이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다. ( 2주 항생제 주사도 함께 놓아주셨으며, 귀 컷팅도 진행되었다. )
암컷 고양이이다보니 tnr수술후 집에서 케어를 해준후 원래 있던 자리로 방사를 해주면 되는데, 그 사이에 몸이 점점 회복되어 가는 고양이는 큰 소리를 냐옹거리면서 밖으로 꺼내달라고 난리이다. 이때는 어린 아기처럼 어르고 달래고, 맛있는 간식과 사료를 잔뜩 넣어주는데 보통은 몇 시간 동안 먹지 않고 고양이는 경계심으로 가득차있다.
평소에 안정적으로 사료를 급여하여 건강하던 길고양이라 그런지 수술후에도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간이 지나서 다시 제 자리로 방사되면, 이제는 발정의 고통과 출산의 고단함을 반복하지 않고 살아갈 길고양이의 묘생을 생각하면 tnr을 위해서 쏟은 마음과 비용등이 아깝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일부 큰 동물병원의 경우 암고양이의 tnr의 비용에 1묘당 36만원 이상의 고비용을 책정한 곳이 많기때문에 전화로 여러곳의 동물병원을 소수문하여 임상경험이 풍부하면서도 캣맘의 주머니 사정에 너무 부담이 되지 않는 곳에서 수술을 해줘야할 것이다. 보통 길고양이 tnr은 한두마리에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해줘야하기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음성의 대소동물병원에서의 tnr은 매우 좋은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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